방북한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
“세계서 가장 긴장된 상황 공감”
김정은 못만나고 평양 떠나
한반도 정세 풀 합의는 없는 듯
“세계서 가장 긴장된 상황 공감”
김정은 못만나고 평양 떠나
한반도 정세 풀 합의는 없는 듯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가운데)이 닷새간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지난 9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펠트먼은 이번 방북 기간에 리용호 외무상, 박명국 외무성 부상과 만났다.베이징/AP 연합뉴스
유엔은 자료를 내어 펠트먼 사무차장과 북한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 “현 상황이 세계에서 가장 긴장되고 위험한 평화와 안보 상황”이라는 공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도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과 유엔 사이의 협력관계, 유엔 기구들과의 협조 문제, 조선반도 정세 등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과 관련한 회담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번에 북한과 유엔 사무국이 “각이한(각기 다른) 급에서 래왕(오고 감)을 통한 의사소통을 정례화할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북한과 유엔 간 인도적 지원 등을 포함한 일상적인 대화 채널의 정례화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애초 관심을 끈 한반도 정세 등과 관련해선 성과라고 할 만한 합의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자료를 보면, 펠트먼 사무차장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오해와 오산을 막고 충돌 위험을 줄일 공개된 채널의 시급한 필요성”을 지적하고 “진지한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법만이 유일한 해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자들은 이에 대해 “조선반도 정세가 오늘의 상황에 이른 것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 공갈” 때문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강조했다.
또 펠트먼 사무차장이 유엔 대북 제재에 대해 “완전한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반해, 북한은 “(펠트먼 사무차장이) 제재가 유엔 인도주의 협조 분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인식하고 인도주의 사명에 맞게 협조가 진행되도록 노력할 의향을 표시했다”고 달리 보도했다.
북한의 이런 보도는 펠트먼 사무차장 초청 목적이 애초 한반도 정세 협의보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데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유엔 기구들의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들이 대북 제재에 의해 영향받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라는 것이다.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은 지난달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을 받았으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면담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펠트먼 사무차장은 방북 기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났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22897.html#csidxefda5f10bb6bad0864b3c15b0ffb26b